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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비합리적이어도 괜찮아

닮은소리 2023. 1. 10. 23:33

 

@ 오랫만에 극장에서 본 영화

극장에서 마블영화가 나오면 꼭 봤는데,
요즘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하면서 그 열정이 조금은 시들해졌습니다. 
그러다가 평점이 높은 영화를 발견했는데요.
제목이 참 깁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엣원스"

영화를 보고 난 후에야 러닝타임이 139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금 지루했던 구간도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멀티버스영화가 늘 그렇듯이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저의 뒤 떨어진 사고방식이 더 큰 문제였겠지요.

양자경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저는 양자경의 남편 키 호이콴에게 더 눈길이 갔습니다.
엄청 찌질한 남편 역할이었는데,
우주 스파이(?)로 돌변 할적에는 눈길을 사로잡더니
또 다른 멀티버스안에서 성공한 영화배우로 나올 때는 멋있기까지 합니다. 
물론 저의 아내는 동의 안했습니다만…

딸 역할로 나왔던 스테파니 수는 다소 과장된 연기에 저는 몰입하기가 좀 쉽지 않았습니다. 
사랑스런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로서 
자신의 딸아이가 우주 최고의 악당 괴물이라는 설정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더군요

@ 멀티버스 또 다른 나

지금 나의 모습은 초라하고 일상에 치이고 있지만
과거의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이렇게 달라졌을꺼야 라는 상상은 모든 사람들이 해봤을 겁니다. 
기존에 예능이나 영화에서 내가 했던 선택의 순간으로 되돌아가서
다른 인생을 사는 나를 만나는 컨셉은 많았기 때문에
멀티버스 또다른 나라는 개념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나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했던 수 많은 순간 만큼
또 다른 내가 무수히 존재한다는 설정을 내세움니다.
그들은 수 많은 나는 멀티버스안의 또 다른 우주에서 동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제곱승으로 이런 인생을 살려면
도대체 우주가 몇개가 있어야 하는지 계산조차 안됩니다. 
그만큼 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 엄마와 딸

양자경은 무능한 남편과 말안 듣는 딸, 그리고 완고한 아버지라는 평범하지 못한 가족과 힘든 이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중 하나의 상황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 4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충돌하며 인생을 힘들게 합니다. 
이민생활은 세탁소를 하면서, 남편은 자신이 통제를 하면서, 아버지는 나름 챙기면서 관리를 해보지만
동성애자인 딸 아이는 자신의 손을 떠난 골치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딸아이를 우주를 파괴하려는 악당으로 그리며
엄마와 딸은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그 승부의 끝에서 엄마는 승리를 하고 떠나려는 딸을 붙잡으면서 
이 모든것이 비합리적, 불편, 엉망이고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너랑같이있고 싶어.라는 말을 합니다. 

우리 인생이 엉망이지만 그래도 가족과 사랑으로 버틴다는 다소 신파적인 장면이지만
비합리적이게도 저는 눈물이 찔끔 나더군요.

@ 비합리적으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아

불편과 비합리는 요즘 제인생의 화두 중 하나입니다. 
합리적인 행동이라 생각했던 많은 것들 때문에 오히려 인생이 꼬이는 것을 많이 느끼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로 저는 지금 이글을 4,500원을 주고 일부러 커피숍에 와서 쓰고 있습니다.
집에 멀쩡한 제 방과 책상을 놔두구요

두번째로 요즘 주식을 조금씩 모으고 있는데 가격이 싸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돈이 생기면 비싸도 그냥 삽니다.
세번째로 오늘 그림을 그려야지 생각했는데 물감이 없으면 내일 퇴근하면서 물감 사오지 않고 지금 나가서 시간을 들여 물감을 사옵니다.
네번째로 이제 제일 중요한데, 힘들게 번돈을 아내에게 다 주고 저는 용돈을 받아서 생활을 합니다. 

저의 이런 비합리적인 행동에 대해서 그거 문제 있다고 하시는 분은 아마 없으시겠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