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영화

"헤어질 결심"-팬심으로 인한 저항감

닮은소리 2023. 3. 21. 20:44

 

@ 거실에 책상이 있어 좋은/ 안 좋은 이유 

재벌집 막내아들 다 보고 난 뒤에 볼것이 없는지 아내는 요즘 넷플릭스에 있는 영화를 보기 시작합니다. 
제 책상은 거실 티비 옆에 있어서 아내가 보는 티비 방송 소리가 가감없이 귀에 꽂히는데 
 웬만큼 재미 없으면 저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제 갈길을 가는 스타일입니다.

이날도 저는 글을 열심히 쓰고 있었는데 티비에 탕웨이 얼굴이 얼핏 보였습니다.
영화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배우도 그게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저는 하던 일을 바로 멈추고 티비 근처로 의자를 옮긴 후에 영화를 아내와 같이 보기 시작합니다. 

 

@ 탕웨이

탕웨이가 한국 배우와 찍은 영화를 예전에 본 것 같은데 영화를 또 찍었나 봅니다.
다른 나라 최고의 주인공급의 여배우가 자주 다른 나라 영화에 출연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저번에 찍었던 영화는 “만추”로 현빈과 찍었는데 
현빈과 영어로 대화하는 장면이 많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한국에서 출장 간병인 역할 을 하는 중국인 역을 맡아서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겁니다. 

한국말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감동했는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한국인 감독과 결혼을 해서 한국에서 살고 있더군요.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감독이라는 직업은 좋은 직업인 것 같습니다.

 

@ 박해일

박해일은 얼마전 “한산”에서 이순신 역할을 맡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정해진 정답을 말하듯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이야기 합니다. 
특히 이순신은 명량에서 최민식이란 대배우가 한번 했던 역할이기 때문에 
박해일이 이순신 역할을 맡는 것은 정말 큰 사건입니다. 

박해일이란 배우는 2012년 은교 이후로 제 기억속에서 거의 잊혀졌었는데 
이순신으로 돌아오다니 제겐 큰 놀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탕웨이의 상대역으로 나오다니 두번 연속 스트라이크가 들어갔습니다. 
이제 한번만 더 들어가면 삼진 아웃입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 그녀 방식대로의 사랑

영화는 박해일을 사랑해서 살인까지도 저지르는 탕웨이의 집착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좋게 말하면 사랑이지만 제게는 집착하는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뭐든 할수 있다고 다들 말하지만 
사람까지 죽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탕웨이는 박해일이 그리워서 그의 목소리를 녹음한 후 반복해서 듣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 살인을 하고 기억속에서 영원히 머물고 싶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통해 미제 사건으로 남습니다. 

 

@ 어울리는 배우와 몰입되는 배우

이렇게 글을 적으니 탕웨이가 연기한 배역이 정말 이상한 싸이코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저는 탕웨이의 연기에 몰입을 하면서도 탕웨이가 왜?라는 팬심에 계속 부딪힙니다.

차라리 강한 인상의 여배우가 하면 더 잘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탕웨이는 제가 팬이라서 그런지 등장만으로도 몰입이 되는 배우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재미있게 봤지만, 
왜 이런 싸이코 같은 역을 맡았는지 마음속에서 저항감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