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과/여행

(다낭 열일곱번째 이야기) 1일 1마사지로 소원을 풀다

닮은소리 2019. 11. 15. 16:31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태국여행을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태국하면 마사지가 유명하잖아요.
저렴하면서도 좋은 마사지샵을 두세군데 알아 보고 갔는데
아이들이랑 함께하는 여행이다 보니 마사지 받으러 가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와이프는 타지에서 아이들과 잠시라도 떨어져 있는 것이 용납이 안됐던 거죠.

저는 동남아까지 왔는데 마사지는 한번 받아야 겠다는 생각에 틈나는 대로 여기 좋다더라 몸이 않좋아 하면서 마사지 받자고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4일째 되는날 제 닥달에 지친 와이프는 길가에 있는 발마사지나 받으러 가자라고 해서 발마사지30분을 받았습니다.
저는 발마사지라도 받고 온게 어디냐 하는 생각과 제대로된 마사지 한번 못 받고 돌아가다니 하는 아쉬움으로 여행을 마친 기억이 있습니다.

다낭여행을 계획하면서 어른들이 많기 때문에 번갈아가면서 아이들 돌볼 수 있으니 마사지 일정을 넣었습니다.

1일 1마사지는 받아야 한다는 후기를 읽으면서 부럽기도 하고 빨리 여행을 갔으면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사실 말이 1일 1마사지이지 인당2~3만원 정도 하는 마사지를 매일 받는 것은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일정에 마사지는 한번만 잡았습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 숙소를 예약하다보니 옵션에 성인 1일1마사지를 공짜로 해준다는 것이 있는겁니다.

그것 때문에 숙소를 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사지 가격으로 인당 2만원만 잡아도 방값에서 16만원은 빠지는 거니 나쁘지 않은거 같기도 하고 조식이 없으니 그 가격이 그 가격인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숙소를 정하고 다낭으로 떠났습니다.

사실 리조트에 도착해서 설명을 듣기전까지는 공짜가 아니라 뭔가 조건이 있겠지 하는 맘이라서 다낭 여행기간동안 1번의 마사지만 받고 올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4박5일이라는 기간동안 발마사지 포함해서 5번의 마사지를 받았으니 1일1마사지를 하고 돌아오게 된 셈이 되었네요.

첫째날은 올드타운 구경하는 것이 계획의 전부였는데요.
식당에서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어떤 아줌마가 식사 잘했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다낭에서의 첫번째 식사가 기대이상으로 만족도가 높아서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거든요.
그 아주머니가 식당 종업원인지 알고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는데
마사지 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저희가 그 아줌마가 마사지샵 사장님이란걸 알았을 땐 마사지 가격에 대해서 저희는 흥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첫째날은 올드타운 구경 후 밤 11시에 예정에 없던 마사지를 받게 됩니다.

둘째날은 한국에서 예약한 마사지샾에 가서 마사지를 받았는데요. 바나힐에서 시간을 조금 지체했더니 스케줄이 꼬여서 마사지 받는데 반나절을 사용했습니다.

한두명이 받는 마사지와 달리 13명의 식구가 받는 마사지 일정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듭니다. 90분 마사지를 계획했더라도 반나절 스케줄을 써야 할 수 도 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건 아이들에게 경험 한번 해보라고 여자 아이들은 네일, 남자아이들은 마사지를 시켜줬는데요
어두침침한 분위기가 무서웠는지 나중에 막 울더라구요.
여자아이들은 네일 받아서 즐거워 했는데 남자아이들은 안 좋은 추억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부모 욕심이 조금 과했나 봅니다.

셋째날과 네째날도 마사지를 받았는데요.
두번의 마사지는 저희가 묵은 울라라니 리조트에서 받았습니다.
앞에서 숙박 옵션에 마사지가포함되어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체크인 하면서 옵션에 성인 마사지 공짜라고 씌여 있던데 맞냐? 하고 물으니 공짜가 맞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렇고 저희 식구도 기대도 안했던 선물을 받은 거 같아 너무 좋아했습니다.
대신 팁은 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는데 안 줄 이유가 전혀 없지요.

울라라니 리조트는 중국계 리조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마사지도 중국식이라고 하는데 천정의 봉을 잡고 마사지사가 몸위에 올라가서 발과 무릎으로 체중을 실어 마사지를 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하다보니 마사지 압이 높아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짜마사지를 받으려다보니 예정에 없던 일정이 생겨서 모든 여행 계획이 틀어져 버렸습니다.
아이들 케어도 해야 하기 때문에 8명의 어른들이 2교대로 마사지를 받았는데요. 마사지 시간이 90분짜리라 받는 시간만 3시간이 넘는 겁니다.
오전 일정을 하고 점심 먹고 마사지를 받고나니 다시 나가기 귀찮아 지는 겁니다.

결국 셋째날과 네째날은 계획 했던 저녁일정 대신에 배달음식 시켜먹고 수영을 즐기면서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태국여행 때 한이 맺혔던 마사지를 다낭에서는 1일1마사지를 받으면서 원없이 풀었습니다. 대신에 마사지 일정이 늘어나면서 맛집을 많이 못갔네요. 하지만 한국에 와서도 마사지 받으면서 코콜던 그 순간이 많이 그립습니다.